틴더에서 어떤 프로필을 스와이프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운 여성들과, 여성들에게 스와이프 많이 받고 싶은 남성들을 위해 작성했다. 2017년부터 이용해 유럽, 동남아, 동북아 파인다이닝 데이트를 수백번 즐겨본 틴더 6년차 고인물이 작성한 틴더 꿀팁 빅데이터, 이제 시작해 보겠다.
데이팅 어플을 쓸 수밖에 없는 이유
"앱으로 뭘믿고 사람을 만나?"
나이많은 지인이 주선해준 선개팅이나, 아무생각없이 대학동기가 주선한 소개팅은은 그럼 믿을만 한가? 지인이 소개해줬다고 해서 사귄 후 데이트 폭력을 당하거나 찌질하고 이상한 남자가 아니리란 법은 없다. 주선자들도 그 남자가 여자한테 어떻게 대하는지, 통매음을 하고 다니는지 사생활은 전혀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앱으로 만나 신변의 위험에 처한 여성 피해자들은 그 장소가 꼭 밀폐된 상대방의 집이거나 에어비앤비, 호텔 등이다. 그 피해자의 책임이라는 말이 아니라, 앱으로 만났으면 만남은 반드시 식당같은 공공장소에서 만나고 헤어지자. 상대가 내 집주소를 알 필요가 전혀 없다. 나중에 교제를 시작하고 괜찮은 사람인지 신상이 다 확인되고 난 후에 밝혀도 늦지 않다(개인적으론 남편이 되기 전까진 주소를 알려줄 필요가 없다고 권하고 싶다).
"그거 다 원나잇하려고 하는 거잖아 성병 걱정 안 돼?"
결혼한 부부들이 남편의 오피중독에 자궁경부암에 많이 걸리는 대한민국에서 다소 우스운 질문이긴 하지만 성병에 대한 경각심은 훌륭하다. 결론은 내가 원나잇에 응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상대가 ONS(One Night Stand)를 찾든 FWB(Friends Wtih Benefit)을 찾든 내가 응하지 않고 호텔/상대집에 가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소리다.
"난 자만추가 좋아"
상대만 좋은 사람이라면 자만추가 좋은 것, 원나잇하려는 남자들이 어플에 드글드글한 것 누구 모르는 사람? 반대로 한번 물어보고 싶다. 오프라인으로 만나면 뭐가 다른가? 일 직장 일 직장의 굴레에서 같은 회사 사람을 만나거나, 술자리에서 친구의 친구를 만나기로 하면 선택지가 급격히 줄어든다. 이미 그 인맥풀에서 누구의 전남친/전여친이거나 정말 별로라 그 풀에서 홀로 남아있는 것일 수도 있다. 자만추로 내눈에 차는 사람을 만난 사람은 운이 좋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데이팅 어플 중 틴더인 이유
틴더로부터 아무 원고료도 지급받지 못한 내가 단언컨대 틴더가 최고의 데이팅 어플이다. 첫째, 전세계 어디서나 점유율 1위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그렇고, 둘째, 나처럼 외국인을 선호하는 사람에게 다양한 국적과 만날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그렇고, 셋째, 아무리 다른 요란한 앱이 런칭해도 써보면 틴더가 제일 직관적이라는 점을 금방 깨닫기 때문에 그렇다. 넷째, 다른 대단한 어플에서 누구를 만나봤자 그 누구씨 역시 틴더가 설치돼 있고 틴더에도 계신다. 이 모든 이유를 통틀면 그냥 틴더 하나를 깔끔하게 까는 것이 낫다. 범블, 커피밋츠베이글(Coffee Meets Bagel)등의 어플이 반짝 흥한 적이 있고 지금도 이쪽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다. 범블의 강점은 여성이 선택하는 구도이고 여성이 선택해야만 대화를 틀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아니 범블을 직접 해 보면 이런 구조가 오히려 남성들에게 유리하게 돼 있다는 걸 깨달을 수 있다. 여성이 말을 거는 첫 액션을 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성들은 상대적으로 노력을 덜하게 된다. 결정적으로 범블은 화보충과 자아도취에 빠진 남자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만약 내가 건실한 남자를 만나고 싶으면 범블은 눈갱의 연속이니 권하지 않겠다. 커피밋츠베이글의 경우 커피 한잔으로 만나는 걸 컨셉으로 잡는데 이역시 절대 추천하고 싶지 않다. 그 이유는 이어 설명하겠다.
좋아하는 남자 타입보다 원하는 데이트 타입을 정하자
내가 좋은 남자 타입은 다양하다. 외모가 어때야 하고 키가 어때야 하고 스타일은, 직장은, 말투는 이래야 한다고 다양한 디테일이 튀어나올 수 있다. 외모를 포기하지 못하는 얼빠는 내 조언이 하나도 도움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먼저 정해야 하는 게 식사 대접하는 남자다. 사실 너무 당연해서 왜 설명해야 할까 싶지만 생각보다 20대 초중반에 첫 연애를 시작하면서 커피한잔 술한잔으로 데이트를 시작하는 게 괜찮은 줄 알고 그게 계속 지속되는 싱글여성들이 많다. 괜찮은 남자들은 모두 여자와의 데이트에서 식사를 대접한다. 소개팅을 생각해 보면 간단하다. 주선자라는 공통지인 및 제3자가 있을 때 그 만남자리는 함부로 할 수 없고 최소한의 예를 갖추게 된다. 그래서 보통 카톡을 하다가 날짜를 잡아 분위기 좋은 이탈리안 음식점에서 예약하고 만난다. 채팅은 간결하게 + 괜찮은 식당에서 + 예약하고 만난다. 이 불변의 진리를 <남자가 여자가 맘에 들고 진지하게 만나고 싶을 때> 어디서나 마주치게 된다. 이게 당연한 나라들이 있고 당연하게 여자를 a drink로 만나는 저질 데이트 문화가 지배적인 나라가 있다. 전자는 미국, 싱가포르, 홍콩 정도를 예로 들 수 있고 후자는 호주, 프랑스, 안타깝게도 한국이 점점 그렇게 되어가려고 시도중이다. "We could grab a drink" "술한잔하실래요?"는 듣자마자 천년의 썸이 식어야 한다. 들으면 뭐라 설면할 순 없지만 아주 기분이 나빠야 정상이다. 왜 남자들이 술 마시는 여자를 선호하는지 잘 생각해 봐라. 술을 마시면 취하지 않아도 사람이 느슨해 지고 평소엔 잘하던 거절도 유연하게 오케이한다. 접근하기 쉬워지고 만만해진다. 자취하고 잘취하는 여자가 좋다는 쓰레기 멘트가 생긴 이유가 다 있다.
대화가 통하는 것, 티키타카, 결이 같은 건 의미가 없다
이상형에도 트렌드가 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워딩만 바뀔 뿐 클래식은 영원하다. "대화가 통하는 사람"이 몇년 지나 "결이 같은 사람" 또 몇년 지나자 "티키타카 잘되는 사람"으로 변했다. 이건 남성들이 더 공감할텐데 만나기도 전에 온라인 채팅만 줄창 하는 건 의미가 없다. 오래 틴더에서 대화했든 카톡으로 넘어와 대화했든 첫만남의 인상과 호감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단언할 수 있다. 물론 틴더 프로필에 사진을 보고 매칭됐지만 사진빨과 보정빨을 무시못하고 실제로 틴더엔 한동안 "you buy drinks if you don't look like pictures" (사진과 다르면 니가 술 사), "drinks on you untill you look like photos"(사진과 같아질 때까지 술은 니가 내) 문구가 유행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대화를 일주일 했는데 만났더니 외모가 다르거나 분위기가 달라 호감을 느낄 수 없다면 굉장히 큰 시간낭비이다. 매칭은 온라인으로 할지언정 무조건 오프라인 만남에서 결정난다. 인기가 없고 자신이 없을수록 대화를 길게 해서 설계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여성의 경우 경계심이 높고 가드가 높은 것은 아주 좋은 일이지만, 그렇다고 대화를 오래 하는 건 비효율적인 시간 낭비이므로 권하지 않는다. 그리고 "공감"이 메가트렌드가 되어버린 지금 상황에서 기계적인 공감으로 안부를 주고받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대화가 길어지면 매력만 잃게된다.
같이 저녁 먹을래요?
대화가 루즈해지기 전에 선수치자. 상대가 나한테 호기심이 반짝반짝할 때 흐름이 무너지기 전에 다음주는 뭐하냐고 묻는다. 빨리 만날 날짜를 잡고 6시인지 7시인지 시간을 정한다. 중요한 건 절대 급할 게 없고 느긋하게 하라는 거다. 좀더 자세히 말하자면 하루에 메시지 한개가 오가도 문제없다. 왜 이렇게 답장이 느리냐고 조바심을 내면 그건 저쪽 사정이다. 내가 조급해하고 칼답할수록 저녁밥 못 얻어먹어 미친 사람으로 보일 뿐이다. 등받이에 한번 기댄 것처럼 답장 시간에도 내용에도 모두 여유를 가지고 대화한다.
만약에 상대가 저녁식사보다 술이나 커피로 만나자고 하면 둘 다 안 한다고 해라. "저 술은 안 마시지만 저녁식사론 만날 수 있어요" 화낼 필요도 없고 느긋하게 A는 안되고 B는 된다고 얘기하면 된다. A를 계속 민다면 그 사람은 조용히 언매치하면 된다. 나를 쉽게 보고 쉽게 만나고 싶어하는데 굳이 맞춰줄 필요없다. 나는 지금 괜찮은 남자를 찾는 게 목표지 눈에 안 차는 이성을 낮춰 만나려는 게 목표가 아니니까. 풀메이크업에 헤어세팅 하고 가서 처음 보는 남자에게 술 마셔주며 웃어주느니 집에서 배민으로 떡볶이나 시켜먹는 게 훨씬 수준높은 행복이다.
믿기지 않는다면 커피든 술이든 만나 보길 바란다. 나를 만만하게 보고 "틴더에서 뭐 찾아요?" 이질문 나오면 이제 호텔 가자는 개소리(호텔이면 다행이다. 술로 여자 만나는 사람은 구십 퍼센트 모텔 이용자일 거다)를 들을 준비를 해라.이 경험도 한번은 해봐야 내글 전체를 이해할 수 있으니 사진 몇장 보고 카톡만 엄청 해댄 그 남자가 그렇게 존잘이라고 생각되면 경험해 보길 바란다. 술 한잔으로 만나고 돌아오는 귀갓길에 현타가 엄청나다. 시간 내 풀세팅에 갈아넣은 노력.. 내 웃음 모든 게 너무 아까워 현타가 배로 온다. 어쨌든 현타도 겪어봐야 존잘 타령을 그치게 되니 술 한잔으로 만나 보길 권한다. 그 후에는 치를 떨며 술한잔 하자는 남자가 포르셰 사진을 갖고있든 존잘 사진을 갖고있든 왼쪽 스와이프가 가능해진다.
원나잇이 허망한 이유
너무나 당연하지만 원나잇은 여자에게 단 하나도 좋을 것이 없는 행동이다. 물론 여자의 자주적 성 결정권은 지지한다. 섹스하고 싶은 사람하고 하고, 눈치보지 말자.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은 내가 하는 행동은 나한테 득이 되어야지 실이 되면 안된다는 것이다. 단순하게 남자의 성기는 밖으로 돌출된 피부로 싸인 기관이다. 예민하고 민감하지만 음경염이라고 들어봤나? 그런 건 존재하지 않는다. 튀어나와 있다고 하더라도 피부로 싸여있는 혈관 구조물이다. 그런데 질은? 질은 안으로 들어가 있는 점막이다. 엄밀히 말하면 여자 몸의 질은 밖으로 노출돼 있지 않다 뿐이지 질을 보호하는 피부가 없다. 점막이고 입구에 털이 조금 덮여 있을 뿐이다. 점막은 병균과 바이러스에 굉장히 취약하다.
한 마디로 섹스해서 얻는 성병과 발생가능한 자궁암, 질염에 여자는 미치도록 취약한데, 남자는 성병 하나도 몇년 몇십년 잠복만 할뿐 발병하지 않는다. 성병이 이런 저런 성적 접촉과 분비물, 체액으로 여자 몸에 전염되고 나면 여자 몸에서는 발병을 한다. 이런 저런 가려움부터 임질, 매독, 에이즈, 자궁암 등에 걸려 괴로워하는 건 여성일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섹스를 안해도 질염이 감기처럼 자주 드는 연약한 여성의 질은 섹스한 상대가 많을수록 수백 수천가지 성병에 무방비하게 노출된다. 임신과 수천가지 성병, 이 앞에서 피해자는 오직 여성뿐이다. 틴더에서 함께 즐겨요 같은 문구는 남자들만이 무책임하게 쓸 수 있다. 노콘노섹이래봤자 콘돔이 보호할 수 없는 성병과 임신확률은 존재하며, 그마저도 처음보는 남자가 나쁜맘 먹고 콘돔을 쿠퍼액 다 흘리고 끼우거나, 그 콘돔도 불량일 수 있다.
그런데도 요새 마녀사냥에서 MZ세대는 선섹후사(섹스 먼저 하고 후에 사귈지를 결정한다), 각종 유튜브와 OTT에서 MZ세대는 속궁합이 정말 중요하다는 둥 개소리를 지껄인다. 이제는 어떤 주장을 볼 때 행간을 읽을 줄 알아야 하고, 저대로 순진한 MZ들이 '요샌 다들 그런가봐'라고 따라해봤자 피해자는 정해져 있다. 현명하게 판단하고 자신의 몸을 지킬 줄 알아야 한다. 나한테 아주아주 잘 하고 물질과 마음 둘다 아끼지 않으며 헌신하는 이성과만 섹스해도 간신히 아깝지 않다. 이런 마인드로 틴더든 커피밋츠베이글이든 골드스푼이든 해야 남에게 끌려가지 않고 원하는 바를 얻을 확률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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